[사설] 부활절, 한반도의 희망을 본다

입력 2018-03-31 05:00
부활절을 맞는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사랑을, 그리고 그의 부활을 통해 소망을 본다. 30일은 예수가 세상 사람들의 조롱 속에서도 인류의 죄를 짊어지고 묵묵히 십자가를 졌던 성(聖)금요일이다. 오전 9시쯤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는 참혹한 고통 속에서 물과 피를 다 쏟고 6시간 뒤인 오후 3시쯤 숨을 거뒀다.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 고통을 짊어진 예수를 통해 이 땅에 필요한 사랑을 본다. 우리 사회는 양극화와 실업, 저출산 등의 심각한 어려움에 빠져 있다. 계층과 이념, 지역에 따른 갈등과 분열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예수의 고난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 예수의 사랑을 전하는 길이 있다. 이웃들을 섬기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이들을 위해 고통과 손해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 사회가 다시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 병든 자를 고치고 가난한 자들을 보살핀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기로 다짐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바란다. 부활절은 희망이다. 예수는 죽음을 이기고 사흘 만에 부활함으로써 영생을 증거하고 인류에게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안겨줬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전쟁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가 평화의 기운이 감도는 봄을 맞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교회는 1일 열리는 부활절 예배에서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뜨겁게 기도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떤 어려움도 능히 극복하게 해 달라고, 이 민족에게 지혜와 능력을 달라고 간구할 것이다. 마침내 남북 화해와 협력, 통일이 이뤄져 우리 민족이 다시 일어서고, 북녘 땅에도 예수의 사랑과 소망이 전해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