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장남 정기선 현대重 승계 본격화

입력 2018-03-29 21:31

정기선(사진)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29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로보틱스와 KCC는 29일 공시를 통해 정 부사장이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 주식 5.1%(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현대로보틱스 주식이 97주에 불과하던 정 부사장은 이번 매입으로 정 이사장(지분율 28.5%)과 국민연금(8.5%)에 이어 3대 주주가 됐다. 현대로보틱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바꿀 예정이다.

정 부사장은 매입 대금 약 3500억원 중 3000억원을 부친인 정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고 나머지 500억원은 대출로 마련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3000억원에 대한 증여세는 향후 법과 규정대로 완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50% 세율에 따라 정 부사장이 납부할 증여세만 1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증여액은 주요 그룹 중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06년 9월 부친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 주식을 84만주(당시 주가 기준 약 3914억원 추산)를 증여받은 이후 가장 큰 액수로 추정된다.

정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대리로 입사했다가 같은 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다시 들어왔다. 정 부사장은 2015년 1월 상무, 2016년 1월 전무로 잇따라 승진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