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등판 임박… 서울시장 선거 3파전 예상

입력 2018-03-30 05:03
사진=뉴시스

안철수(사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6·13 지방선거의 변수였던 안 위원장이 상수가 됐다. 안 위원장이 출마하면 서울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3파전이 예상된다. 한국당 일각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안 위원장으로 단일화해 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로 선거를 치르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안 위원장은 29일 대구시당 개편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주선 유승민 공동대표와 28일 만나 ‘(서울시장 선거 출마와 관련해) 다음 주 초 제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사실상 결정했으며 출마 선언 시기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저의 지방선거 출마는 없는 것으로 확실히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과의 선거연대와 관련해 “당내 의원들의 격한 반대가 예상된다”면서도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저는 (선거연대에) 마음이 조금 열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가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안 위원장의 출마를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안 위원장의 출마가 서울시장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다만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선 우상호 의원의 해석은 조금 달랐다.

박영선 우상호 의원은 박 시장이 2011년 안 위원장으로부터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자신들이 안 위원장을 이길 수 있는 필승 카드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안 위원장이 나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박 시장은 매우 불편해지고 수세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안 후보의 등장은 박 시장에게 가장 불리하다”며 “박 시장이 아무래도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하기에 난처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시장 측은 “안 위원장과는 이미 정치적으로 가는 길이 다르기 때문에 양보론은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당 사정은 복잡하다. 안 위원장의 출마에 한국당에서는 야권연대나 홍준표 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직접 나가든지, 아니면 안 위원장으로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여권과의 어려운 싸움을 앞둔 만큼 야권연대도 못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 대표 측 생각은 다르다. 한 친홍(친홍준표) 의원은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영입 문제도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출마 압박에 몰린 홍 대표가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감을 영입하지 못할 경우 안 위원장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전격적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윤해 최승욱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