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주고 약 주는’ 美 랜섬웨어 공포 확산

입력 2018-03-29 19:23 수정 2018-03-29 21:18

미국 대도시 지방정부와 대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사용자가 저장된 파일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 뒤 차단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정부의 컴퓨터 네트워크가 지난 22일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엿새가 지난 이날까지도 전산업무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정부의 컴퓨터 네트워크가 불통이 되면서 시민들은 수도세나 교통범칙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경찰과 시 공무원들도 수기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시 법원은 모든 재판 일정을 재조정해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응급 전화인 911과 하수처리 제어 체계 등 일부 주요 시스템은 다행히 랜섬웨어 공격을 피했다.

케이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해커들이 5억1000만 달러(약 5438억원)를 요구했다”면서 “우리 정부에 대한 공격은 우리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소재 보안업체 시큐어웍스는 ‘샘샘’이라는 해킹 집단이 이번 공격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랜섬웨어 공격의 피해를 입은 곳은 애틀랜타시뿐만이 아니다. 지난 18일에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911 출동 시스템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이틀간 시스템을 수동으로 작동해야 했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도 최근 랜섬웨어 공격을 당해 787 드림라이너와 신형 777X 기종을 생산하는 시설이 일부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랜섬웨어 ‘워너크라이’의 사이버 공격으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 등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