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리 북과 남의 최고지도자들의 결단에 의해서 (남북 대화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라고 해야 할 것을 ‘북과 남’이라고 일종의 말실수를 한 것이다. 조 장관은 바로 다음 발언에선 다시 “남북 정상회담, 수뇌회담”이라고 정정했다.
이날 회담은 남북 양측이 올해 급진전된 남북 관계에 빗댄 덕담을 서로 건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시작이 반”이라며 “그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하는 그런 초심으로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기보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해나가야 한다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고위급 회담이 지난 1월 9일 남측 평화의집에 이어 이번엔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는 점을 거론하며 “평화와 통일이 연결되는 좋은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해봤다”고도 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80여일 동안 일찍이 북남 관계에서는 있어 본 적이 없는 그런 사변적인 일이 많이 생겼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조선 속담에 있는 것처럼 같이 마음을 맞추고 뜻을 맞추고 노력과 힘을 합쳤기 때문에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해 민족사에 남을 만한 기록들이 옳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4월 27일 열기로 한 정상회담의 공식 명칭을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아닌 ‘2018 남북 정상회담’으로 확정했다. 조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의 경우 차수(次數)를 붙이지 않는다”며 “그런 사항을 감안해 ‘올해 열리는 정상회담’으로 이름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대하는 작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2차 남북 정상회담’과 ‘2007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혼용하다 ‘2007 남북 정상회담’으로 정한 바 있다.
김경택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ptyx@kmib.co.kr
통일부 장관 “우리 북과 남?”…남북 회담 이모저모
입력 2018-03-29 18:30 수정 2018-03-29 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