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 유적지 ‘수악주둔소’ 문화재 된다

입력 2018-03-29 22:00

문재인정부 들어 과거사 재조명이 활발한 가운데 제주 4·3사건 유적지가 처음으로 국가가 정하는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역사성과 지역성을 지닌 ‘제주 4·3 수악주둔소’(사진)를 29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계리에 있는 수악주둔소는 한국전쟁 발발을 전후해 무장세력이 세를 불려가자 제주도경찰국이 무장대 토벌을 위해 산간 곳곳에 설치했던 주둔소의 하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제주 4·3사건의 흔적이 대부분 사라져 80여곳 주둔소가 터만 남은 상태”라며 “수악주둔소는 규모가 크고 양식이 독특하며, 보존 상태가 좋아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망루와 함께 화강암으로 쌓은 내성과 외성의 구조를 갖췄다.

구한말 대표적 항일의병장인 운강(雲岡) 이강년(1858∼1908)이 지은 시문과 글을 필사한 유고 1권과 의병활동을 기록한 ‘운강선생유고 및 부록’도 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이강년은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어난 이후 충북 제천 등지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의병활동을 벌이다 붙잡혀 옥사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