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초등학교들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의무화된 ‘생존 수영’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영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29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공립 153개교와 사립 3개교, 국립 1개교 등 157개 초등학교에서 ‘생존 수영’을 가르치고 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구명조끼 착용법과 체온을 유지하는 법, 평소 입던 옷과 신발을 신고 물에 뜨는 법, 수상 호흡법 등을 체득하도록 돕는 것이다.
교내 수영장을 갖춘 수창초교와 살레시오초교의 경우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몇 년 전부터 자체 교육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155개 초등학교는 3∼6학년을 대상으로 연간 10시간 안팎의 교육을 실시하려 하고 있으나 수영장을 구하지 못해 교육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광주에는 염주수영장과 상록회관, 빛고을국민체육센터,학생교육문화회관 등 10곳의 공공 수영장이 운영 중이다. 금호타이어복지관과 기아자동차수영장 등 민간 분야 16곳을 포함하면 총 26곳의 수영장이 운영된다.
하지만 155개 초등학교 학생들의 교육일정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모든 수영장들은 월회비를 납부하는 회원 위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광주에서 개최될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주경기장으로 확정돼 보수공사가 이뤄질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과 염주수영장도 당장 오는 7월부터 당분간은 활용이 어렵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습시간을 줄이고 이론교육으로 대체하는 학교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어린이들의 생존 수영 교육을 위한 수영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초등학교 ‘생존 수영’ 가르칠 곳이 없다
입력 2018-03-29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