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 충주남부교회(김광일 목사) 소예배실이 요즘 북적인다. ‘2018 우리들의 십자가 전시회’를 보기 위해 교인들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 인근 교회 목회자들까지 관심을 갖고 걸음하기 때문이다.
김광일 목사는 28일 “우리 교회는 7년째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교인들과 성경필사, 성경통독 40일 특별집회, 국내외 성지순례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한다”며 “성도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특히 신앙고백 차원에서 십자가를 만들어 서로 은혜를 나누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에 고난주간 전까지 교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성경을 묵상하며 십자가를 만들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일상에서 소재를 찾았다. 전문가의 손길이 아닌, 평범한 교인들의 솜씨로 탄생한 십자가 180여점은 그렇게 전시됐다. 여기에 김 목사가 수집한 십자가 180점도 함께 등장했다.
목공이 취미인 성준환 권사는 나무십자가를 만들었다. 그는 “나무를 깎아서 작업하다 보니 몸이 많이 힘들었다”며 “이것도 힘든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신 주님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생각하니 절로 감사가 넘쳤다”고 고백했다.
김 목사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매일 저녁 가족십자가를 만들면서 가족 간 사랑, 은혜를 경험한 이야기도 교인들과 나눴다”고 말했다. 또 “지난주 여선교회는 찐빵을 만들어 바자를 열고 선교후원금을 전달했는데, 한 권사님이 찐빵으로 보암직한 선교십자가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종이로 접은 십자가, 부엌에서 쓰는 국자로 만든 십자가, 뜨개질 십자가도 전시돼 있다.
이 전시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지난 25일 시작된 ‘우리들의 십자가 전시회’는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된다. 지금 충주남부교회에 가면 가장 친근한 소재로 만들어진 ‘우리들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일상의 소재로, 평범한 솜씨로 고난주간 묵상하며 만든 십자가
입력 2018-03-3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