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문고리 3인방 등과 회의 후 결정
朴, 오전 10시 20분쯤 서면보고 받아 골든타임 지나 김장수에게 전화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도록 하라”
박근혜(왼쪽 사진)전 대통령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관저 침실에서 휴대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승객 구조의 골든타임 후에야 첫 상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구조하라”는 박 전 대통령의 첫 지시는 당시 청와대 발표보다 7분이 늦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전 대통령이 당일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 전까지 ‘세월호 7시간’ 동안 한 일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문고리 3인방’이 함께한 관저회의가 사실상 전부였다.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바다로 침몰하던 때 국민 생명보호 책임의 정점에 있던 국가원수는 관저 내 자신의 침실에 침잠해 있었던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28일 세월호사고 보고시각 조작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20분쯤 첫 발생보고를 서면으로 전달 받았다. 앞서 오전 10시에 사건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전달 받은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곧바로 박 전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해 긴급 상황임을 알리고 상황병을 시켜 상황보고서를 관저에 전달토록 했다. 관저까지 뛰어간 상황병이 내실 근무자 김모씨에게 보고서를 전달한 것은 10시19분쯤이었다. 김씨는 이 보고서를 박 전 대통령 침실 앞 탁자에 올려두기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실장은 위기관리센터로 내려가서도 재차 전화 보고를 시도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받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10시20분쯤 김 전 실장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안 전 비서관이 침실 앞에서 수차례 부른 뒤에야 침실 밖으로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인후염 진료를 받고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 전 비서관으로부터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한다”는 말을 들은 박 전 대통령은 다시 침실로 들어가 김 전 실장에게 전화해 인명구조 지시를 내렸다. 이 시각이 10시22분. 세월호는 5분 전인 17분쯤 108도로 뒤집어졌고 이후 선내에서 구조된 이들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후 5시15분에야 중대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당일 행적을 놓고 갖은 의혹이 제기돼 왔지만 검찰 조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은 관저 침실을 벗어나지 않았다. 대신 오후 2시15분쯤 최순실(오른쪽)씨가 방문해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과 회의를 했고 이 자리에서 중대본 방문이 결정됐다. 최씨의 방문조차 세월호 사고 때문이 아니라 그 전부터 예정된 일정이었다. 이후 화장과 머리손질을 담당하는 정송주·정매주씨를 청와대로 부르는 등 중대본 참석 준비가 시작됐다. 오후 4시33분쯤 청와대를 나선 박 전 대통령은 5시15분쯤 중대본에 도착했고 오후 6시 청와대로 복귀한 뒤 곧바로 다시 관저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와의 회의 외에 당일 다른 수석들과의 회의나 대면보고 등은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조민영 신훈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세월호 사고 당일 오후 2시15분… 朴, 최순실과 논의 후 중대본 방문
입력 2018-03-28 18:18 수정 2018-03-28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