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을 향해 ‘미친개’ 논평을 냈던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28일 사과했다. 장 수석대변인이 개인적으로 용서를 비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한국당의 사과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미친개 논평으로 지금까지 힘겹게 모은 걸 다 까먹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이어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을 표적수사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을 ‘정치 경찰’로 몰아세웠어야 하는데, 미친개 논평으로 ‘한국당 대 전체 경찰’의 대립 구도를 만드는 실수를 범했다”고 자책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경찰을 겨냥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 논평이 나오자 전·현직 경찰들이 강력 반발했다. 국민 여론도 비판적으로 흘렀다.
논란이 촉발된 지 6일 만에 장 수석대변인은 꼬리를 내렸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 논평이 많이 거칠었다”며 “일선 경찰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용서를 구했다. 또 “제 논평은 경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논평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 경찰을 명시한 논평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경찰을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한 한국당 의원은 “미친개 논평으로 15만 경찰과 전직 경찰, 그리고 그들 가족까지 합치면 거의 200만명에 가까운 경찰 가족을 적으로 돌릴 뻔했다”고 한탄했다.
사과는 했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한국당은 황 울산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시민 신모씨는 경찰에 대한 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장 수석대변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한국당 “미친개 논평으로 다 까먹었다”
입력 2018-03-2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