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교회건축 문화대상에 응모한 교회들은 이전에 비해 조형미를 갖춰 고무적이었다. 심사는 높은 기준 아래 구현된 건축의 조형성, 이에 맞는 내부 공간의 우아함에 집중했다. 특별히 부산 부전교회는 중량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큰 볼륨을 조형적으로 탁월하게 구성해 전혀 무겁지 않은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허공에 떠 있는 두 개의 볼륨, 그리고 이것을 적절하게 떠받치는 종탑 등은 나무랄 데 없다.
세계적인 교회 건축물을 꼽으라고 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교회를 떠올린다. 이 교회를 마주하면 건물이 아니라 생명체를 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붕 형태가 마치 수녀들이 쓰는 모자를 연상시켜서 그런 것 같았다. 서울 성동교회도 생명체를 대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전면의 벽돌이 이루는 조형은 치마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넙적한 생선인 가오리를 떠올리게 한다. 건축이 지니는 한계에서 벗어나 다른 이미지를 연상케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내부 공간도 빈틈없이 우아하게 처리해 만족도를 높였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동안교회는 기독교의 교회 모습 같지 않은 묵직한 조형으로 눈길을 끈다. 더구나 외장재가 붉은 벽돌로 구성돼 전체 조형에 정성이 듬뿍 담긴 것 같다. 마치 중세의 성을 연상시킨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성채를 암시하는 모티브를 품고 설계한 것은 아닌지 미루어 짐작해본다.
최동규 회장(국민일보 교회건축가회)
[교회건축 문화대상-심사평] “뛰어난 조형미와 내부의 우아함 돋보여”
입력 2018-03-3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