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축 문화대상-심사평] “뛰어난 조형미와 내부의 우아함 돋보여”

입력 2018-03-30 00:00
최동규 회장(국민일보 교회건축가회)

이번 교회건축 문화대상에 응모한 교회들은 이전에 비해 조형미를 갖춰 고무적이었다. 심사는 높은 기준 아래 구현된 건축의 조형성, 이에 맞는 내부 공간의 우아함에 집중했다. 특별히 부산 부전교회는 중량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큰 볼륨을 조형적으로 탁월하게 구성해 전혀 무겁지 않은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허공에 떠 있는 두 개의 볼륨, 그리고 이것을 적절하게 떠받치는 종탑 등은 나무랄 데 없다.

세계적인 교회 건축물을 꼽으라고 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교회를 떠올린다. 이 교회를 마주하면 건물이 아니라 생명체를 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붕 형태가 마치 수녀들이 쓰는 모자를 연상시켜서 그런 것 같았다. 서울 성동교회도 생명체를 대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전면의 벽돌이 이루는 조형은 치마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넙적한 생선인 가오리를 떠올리게 한다. 건축이 지니는 한계에서 벗어나 다른 이미지를 연상케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내부 공간도 빈틈없이 우아하게 처리해 만족도를 높였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동안교회는 기독교의 교회 모습 같지 않은 묵직한 조형으로 눈길을 끈다. 더구나 외장재가 붉은 벽돌로 구성돼 전체 조형에 정성이 듬뿍 담긴 것 같다. 마치 중세의 성을 연상시킨다.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성채를 암시하는 모티브를 품고 설계한 것은 아닌지 미루어 짐작해본다.

최동규 회장(국민일보 교회건축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