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한 이닝에 대포 두 방… 역대 8번째

입력 2018-03-28 00:07
사진=뉴시스

27일 경기를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감독의 말처럼 KIA 타선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하늘에 쉴 새 없이 홈런 타구를 쏘아 올렸다.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통하는 공을 던진다던 삼성 라이온즈의 리살베르토 보니야는 한국프로야구(KBO) 데뷔 무대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KIA는 삼성과의 경기에서 6홈런을 포함해 14안타를 몰아치며 17대 0의 대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에는 삼성의 선발 보니야가 묵직한 직구로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타선이 한 바퀴 돌자 KIA 타자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3회말 로저 버나디나가 보니야의 변화구를 받아쳐 솔로홈런을 만들더니 4회말에는 최형우가 보니아의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보니야는 최형우에게 큼지막한 홈런을 허용한 뒤 나지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어 만난 안치홍(사진)에게는 높은 직구로 승부를 걸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얻어맞았다. 볼넷과 안타, 적시타가 이어졌다. 결국 보니야는 4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상대 선발을 강판시킨 이후에도 KIA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안치홍은 4회말 2번째로 들어선 타석에서 바뀐 투수 김기태를 상대로 3점홈런을 터뜨렸다. 한 타자가 같은 이닝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은 이전까지 KBO 사상 7번뿐인 진기록이었다. 4회말에만 10득점한 KIA는 5회말 김민식과 김주찬의 홈런을 더해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KIA 선발 팻 딘은 6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야수들의 득점 지원에 화답했다.

보니야가 악몽 같은 데뷔전을 치른 반면 두산 베어스의 세스 후랭코프는 잠실구장 홈팬들 앞에서 삼진쇼를 펼치며 박수를 받았다.

후랭코프는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삼진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5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매 이닝 삼진을 잡았고, 특히 3회초에는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초에는 롯데 이대호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지만 ‘누의 공과’를 어필해 아웃시키는 행운도 따랐다.

후랭코프는 컷패스트볼(27개)을 가장 많이 던졌고, 포심패스트볼(19개)과 커브(18개)를 비슷한 비중으로 활용했다. 예리한 컷패스트볼, 갑자기 느려지는 커브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만 갈랐다. 후랭코프는 “포수 양의지의 리드대로만 던졌다”며 “앞으로도 야수들을 믿고 더욱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말했다.

SK 와이번스의 새 외국인 선발 앙헬 산체스도 kt 위즈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경기를 펼치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0회말 김재현의 우중간 2루타로 5대 4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창원 마산구장에서 한화 이글스를 꺾은 NC 다이노스는 SK와 함께 3연승을 달렸다. 롯데와 LG는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27일 프로야구 전적>

△롯데 0-5 두산 △kt 5-8 SK △삼성 0-17 KIA △한화 6-9 NC △LG 4-5 넥센(연장 10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