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UAE는 250억 달러(약 27조원)에 달하는 신규 경제협력이라는 선물 보따리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술탄 알 자베르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사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석유·가스 분야에서 250억 달러 규모의 신규 협력 사업에 대한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7일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지난 2월 루와이스 해상 중질유 처리시설 프로젝트(26억 달러)를 수주하는 등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SK도 후자이라 지역 석유 저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채희봉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은 27일 “UAE는 유전탐사, 석유·가스 인프라 프로젝트와 정유·석유·화학 콘퍼런스 등 3개 분야에서 한국에 배려할 게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UAE의 환대 배경에 대해 “UAE는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휘둘리지 않고 고속 성장한 한국에 동질감을 느끼고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특사 파견 이후 불거졌던 이면 군사협약 갈등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두바이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은 재생에너지, 반도체, 정보통신, 우주개발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 기술제휴, 인력 양성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UAE는 2009년 이명박 대통령 방문 당시에도 최고급 의전을 펼치고 400억 달러(당시 47조원) 규모의 원전 수주와 유전 개발 등 경제협력 방안을 내밀었다. 다만 이번에도 구체적인 이행 과정은 없어 관련 부처 및 기업 차원의 후속 협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공수 130기인 공수특전단 출신 대통령”이라며 “무적을 자랑하는 아크부대원 여러분, 공수특전 후배 여러분을 직접 보니 참으로 자랑스럽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크부대는 대한민국군의 자랑이자 한국과 UAE 협력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6일에는 모하메드 왕세제 초청으로 사저를 방문했다. 왕세제의 딸이 직접 커피를 대접하는 등 환대를 받았고, 2시간가량 매와 사냥개 사냥을 관람했다. 모하메드 왕세제가 헬기 2대와 차량 수십대를 제공했다. 문 대통령은 5박7일간의 베트남·UAE 순방을 마치고 28일 귀국한다.
아부다비·두바이=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27조원 ‘선물’ UAE, 한국에 극진한 까닭… “벤치마킹”
입력 2018-03-28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