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성경연구가의 상상

입력 2018-03-29 00:00

기독교인에게 천국만큼 잘 알고 싶지만 제대로 알기 어려운 곳도 없다. 요한계시록 말씀에 근거해 황금과 보석에 둘러싸인, 다소 정형화된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 신자에게 천국에서 과연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갈까, 구체적으로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천국에 가본 적 없는 인간의 경험적 한계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최혁준은 전문적인 신학자나 목회자가 아니다. 사회공헌 컨설턴트이자 복음주의 성경연구가다. 그가 성경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참고하고 상상력을 동원해 천국의 실체를 재구성하고 있다. 평신도 입장에서 천국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는 셈이다.

왜 이런 책을 썼을까. 그는 천국을 향한 사모함이 한국교회에서 사라진 세태가 안타깝다고 했다.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다면 이 땅에서의 삶도 분명 달라질 수 있는데 그동안 지나치게 천국에 대해 소극적이고 단편적으로만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청교도 목회자 리처드 백스터의 ‘천국 외에 우리의 마음을 둘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과 골로새서 3장 말씀을 근거로 “천국을 사모하는 연습은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천국을 겨자씨와 누룩에 빗대 표현한 예수에 주목한다. 그는 “예수는 비유를 통해 뚜렷하면서도 강력하게 천국의 역동성을 강조했다”며 이렇게 말한다. “겨자씨와 누룩의 공통점은 성장과 희망이다. 날마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일어나는 곳.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새로운 희망이 솟구치는 세상이 바로 천국이다.”(83쪽)

구체적으로 천국에 관한 묘사를 확장해 나간다. 그는 “큰 틀에서 볼 때 천국 문명은 ‘소통의 문명’이요, 천국 문화는 ‘평화와 안식의 문화’일 것”이라며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문화 중 평화와 안식이 근본이 되고 기쁨과 설렘이 충만한 문화는 천국에서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박진감 넘치게 천국 문명을 일으키고 천국의 문화를 향유하는 삶 속에서 지루함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