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사가 이번 방중 때 사용한 열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용하던 ‘1호 열차’와 비슷한 차종으로 추정된다. 북한에서 김씨 일가가 아닌 일반 고위 간부가 기차를 타고 해외로 간 사례는 거의 없다.
김정일은 외국 방문 때 기차만 이용했다. 초록색 바탕에 노란 줄이 그려진 열차로, 이번에 중국 단둥과 베이징에서 포착된 특별열차와 형태가 유사하다. 김정일은 2001년 러시아 방문 때 평양에서 모스크바까지 왕복 2만㎞를 24일 동안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김정일이 고소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를 못 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일은 1967년 김일성 주석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이후 단 한 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1호 열차 외부는 일반 열차와 비슷하지만 내부는 초호화판으로 꾸며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김정일 방러 때 동행한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에 따르면 열차 내부에는 영화 감상용 대형 텔레비전과 노래방 기기, 전화기, 위성항법시스템 등이 있다. 김정일이 이용하던 열차 일부는 현재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 전시돼 있다.
김정은 집권 후 1호 열차는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2014년 2월 조선중앙TV 기록영화에 김정은이 최룡해·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등 간부들과 열차 안에서 회의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김정은은 자신의 전용기인 ‘참매 1호’에 탑승한 모습을 여러 차례 공개해 아버지 김정일과 다른 지도자임을 과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백두혈통만 탄다는 北 1호 열차… 대형TV 등 초호화
입력 2018-03-28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