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1위 대선주자 룰라, 2심 12년형… “출마 강행”

입력 2018-03-28 05:05
사진=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3·사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징역 12년1개월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당했다고 AP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브라질 남부 포르투알레그리의 제4 지역연방법원은 26일(현지시간) 재판부 3명의 만장일치로 룰라 전 대통령의 이의신청을 거부하고 2심 형량을 확정했다.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룰라는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징역 9년6개월을, 지난 1월 2심에서는 그보다 형량이 높은 12년1개월을 받았다.

룰라는 현직에 있던 2009년 정부 계약을 따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금품과 호화 아파트를 제공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번 판결로 룰라가 곧바로 수감되지는 않는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도록 해달라는 룰라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룰라의 구속 여부는 다음 심리가 열리는 다음 달 4일 결정된다. 오는 10월 대선 출마를 노리는 룰라는 지난 19일부터 남부 지역 도시를 돌며 일종의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룰라는 출마를 위해 재판을 가급적 오래 끌며 최종 판결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항소심 판결만으로도 8년간 공직에 나올 수 없지만 법원에서 피선거권 박탈 유예 명령을 받으면 출마가 가능하다. 다만 출마 후 당선되더라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중도에 물러날 수 있다.

룰라는 부패 혐의로 재판받고 있음에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자신의 출판 기념회에서 “사법 당국이 나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 야만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그들은 나를 21세기 첫 정치범으로 만들려 한다”고 주장했다.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