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미줄 규제에 “집값 떨어질 것” 늘어

입력 2018-03-28 05:05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은행의 대출기준이 강화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부동산시장 관련 정책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심리는 4개월 연속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27일 3월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7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던 지난해 8월(16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주택가격지수가 하락했다는 건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보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같은 부동산 정책 시행을 앞두고 26일 은행권 대출기준이 강화된 데다 주택 공급과잉 우려,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세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가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상황도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한 108.1로 집계됐다. 기준값(100)보다 높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장기평균치(2003∼2017년)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경기판단지수(87)와 향후경기전망지수(97)가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도 낮게 본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수출둔화 우려에 더해 조선업과 한국GM 등 구조조정이 이슈가 되며 미래 경기를 어둡게 보는 시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금리는 혼조세였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의 수신금리는 연 1.80%로 제자리걸음이었으나 대출금리는 연 3.68%로 전월 대비 0.01% 포인트 하락했다. 그 결과 예대금리차는 1.88% 포인트로 전월보다 소폭 좁혀졌다. 장기금리는 상승세가 뚜렷했다. 지난달 말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1.23%로 전월 대비 0.02% 포인트 올랐고, 총대출금리는 연 3.56%로 0.03% 포인트 상승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