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임일순(사진)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5개월 만에 홈플러스의 미래 청사진을 들고 나왔다.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한데 모으고 마트를 지역 주민들의 커뮤니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과 협력사, 직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 모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격변하는 유통 경쟁 상황에서 절대 승자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사업자가 될 것”이라며 “경영자의 입장뿐 아니라 주부로서, 고객으로서 느껴왔던 경험적 판단으로 향후 사업전략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우선 홈플러스는 상반기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합친 ‘홈플러스 스페셜’을 선보인다. 자영업자를 위한 대용량 기획 상품과 싱글족을 위한 소용량 신선식품 등을 한곳에서 살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가격은 일시적인 초특가 행사가 아닌 상시로 낮은 가격을 책정한다. 매장 공간도 재구성해 상품 진열 면적을 늘리고 고객 동선을 넓힌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목동점을 시작으로 대구점, 서부산점 등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역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코너스’도 하반기 홈플러스 매장에 들어설 예정이다. 지역 주민들이 마트 안에 모여 플리마켓, 쉼터, 도서관, 체험관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동대문점 등에 매장 옥상에 풋살파크를 설치해 유소년 축구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임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고객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경쟁사와의 차별점도 강조했다. 그는 “홈플러스 스페셜은 이마트가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를 분리 운영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이마트를 따라하는 카피캣 전략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와도 차별화해 운영혁신으로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가족 고객이 주 타깃층인 만큼 기존 창고형 매장이 가지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마트를 지역주민 커뮤니티로 살리고 ‘대형마트+창고형 할인점’ 모델 개발”
입력 2018-03-27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