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화’로 유명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1990년대 초 탈(脫)일본을 넘어서 세상에 없던 세탁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마침내 98년 ‘인버터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사진)’를 적용한 세탁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 모터는 2008년 LG 세탁기가 성능을 인정받아 세계 1위로 올라서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세탁기용 인버터 DD모터가 누적생산 7000만대를 최근 돌파했다고 26일 밝혔다. LG전자가 세탁기용 인버터 DD모터를 처음으로 생산한 98년 이래 20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인버터 DD모터 1대에 감겨 있는 전선의 길이는 약 240m로 LG전자가 지금까지 생산한 인버터 DD모터 전선의 길이를 모두 이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22번 왕복하고도 남는다.
인버터 DD모터 7000만대의 절반 정도는 경남 창원에서 생산됐다. 해외에서는 중국 난징의 생산라인에서 인버터 DD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인버터 DD모터는 2005년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 100만대를 넘어섰고, 이후 빠르게 늘어나 지난해 연간 생산량은 800만대를 훌쩍 넘겼다.
인버터 DD모터는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해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제품이 구조적으로 단순해지기 때문에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은 올라간다. 상황에 따라 모터가 작동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세탁 코스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손빨래 동작을 구현하는 ‘6모션’ 기능도 인버터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
LG전자의 인버터 DD모터는 유럽 규격인증기관인 독일전기기술자협회(VDE)로부터 22년의 수명을 인증받은 바 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를 비롯한 각국의 소비자 잡지들은 인버터 DD모터를 탑재한 LG 세탁기에 신뢰도 1위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있다.
인버터 DD모터는 현재 4세대까지 개발됐다. 4세대 모터는 98년 출시한 1세대와 비교하면 생산에 드는 비용이 25%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LG 세탁기 핵심 ‘인버터 DD모터’ 20년간 누적 생산 7000만대 돌파
입력 2018-03-26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