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볼턴 프리미엄’ 때문에 이틀째 70달러를 웃돌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안보 분야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되면서 미국의 이란 제재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기대감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의 5월물 가격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지난 23일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이날 오전 8시30분에는 71.05달러를 찍었다. 71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1월 25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26일 오전 배럴당 66달러를 돌파한 뒤 오후 3시 현재 65.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미국이 이란의 핵 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제재를 강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란 외에도 미국에 적대적인 베네수엘라도 정치적 불안 때문에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말까지로 예정된 감산 합의를 내년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앞서 OPEC와 러시아는 지난해 하루 18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고조,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세 등이 국제유가에 하향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국제유가 71달러 돌파… ‘볼턴 프리미엄’에 고공행진
입력 2018-03-2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