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외국자본 유치에 대한 ‘전 직원 투표’를 제안했으나 금호타이어 노조가 거부했다. 구두합의 여부를 놓고서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중견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블스타 매각 반대가 금호타이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찬반 투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합의했지만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와의 비공식 면담에서 더블스타 매각 수용, 노조·회사·채권단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미래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금호타이어는 자사주를 취득해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는 방안도 노조에 전달했다. 산업은행은 25일 공동선언문 초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노조 의견을 받아 26일 혹은 27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노조가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노조의 일방적 합의 폐기라고 말하면 노조 측에서 심기가 불편할 수 있지만, (채권단은) 구두합의 과정에서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 제안을 거부했다. 전 직원 찬반투표와 스톡옵션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해외 매각에 합의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은 합의 사항에 대해 “산업은행에서 제안한 것이지 (노조에서) 수용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 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은 중단되고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이 회장은 “제3의 인수 주체가 나와도 너무 늦은 시점에 발목을 잡힐 수 없다”며 “법정관리까지 가게 될 경우 회생보다 청산으로 갈 확률이 훨씬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7일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김 회장은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1991년 설립된 타이어뱅크는 대전에 본사를 둔 국내 최초 타이어 전문유통회사다. 2016년 기준으로 총자산은 3639억원, 매출액은 3700억원 수준이다.
더블스타는 6463억원에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인수키로 채권단과 약속했다. 때문에 산업계에선 타이어뱅크가 실제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본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노조, 매각 수용” “No” 산업은행·노조 진실공방
입력 2018-03-26 18:46 수정 2018-03-26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