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저소득층 기대수명 북한 평균 68.7세보다 낮아
강원도·전남 수명격차 7.6년 기대수명 서울 83.3세로 최고… 철원, 상하위 수명격차 11.4년
소득이 적을수록 기대수명도 짧은 현상이 강원도와 전남에서 두드러졌다. 일부 지역 저소득층의 기대수명은 북한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의료서비스를 개선하고 보건복지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는 26일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252개 시·군·구별 건강불평등 현황을 발표했다. 협회는 2010∼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154만명의 사망 자료를 바탕으로 소득 상·하위 20% 집단을 비교·분석했다.
소득에 따른 기대수명 격차는 서울·수도권보다 지방으로 갈수록 뚜렷했다. 강원도와 전남은 소득수준 간 기대수명 격차가 7.6년으로 광역시·도 중 가장 컸다. 시·군·구별로는 강원도 철원군(11.4년)이 가장 격차가 컸다.
특히 전국 14개 지역의 저소득층은 북한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68.7세)보다도 낮았다. 강원도 철원 화천 고성과 충북 음성, 전남 나주 곡성 구례 고흥 해남 무안, 경북 군위 영양, 경남 사천 의령 등이다.
서울은 기대수명이 83.3세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5개 자치구의 소득수준 간 기대수명 격차도 전국 시·도 중 두 번째로 작은 5.9년이었다. 소득에 따른 기대수명 격차가 가장 컸던 전남은 기대수명 자체도 80.7세로 전국 꼴찌였다.
기대수명 중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도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났다. 전남 고흥군은 소득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가 21.2년이었다. 기대수명은 긴데 건강수명은 짧은 경우, 즉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사는 기간이 긴 지역은 경남 남해(18.6년) 하동(18.6년), 전북 고창(18.4년), 충남 보령(17.3년) 등이었다.
김동현 한림대 의예·의학과 교수는 “강원도는 고령 인구가 많아 소득격차가 뚜렷한 구조”라며 “강원도는 전국에서 고위험 음주율이 세 번째로 높고 흡연율도 4위지만 보건·복지 관련 예산이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낮다“고 설명했다.
최성우 조선대 기초의학과 교수는 “전남은 대도시에 비해 의료시설이 촘촘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수도권의 대형병원을 찾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며 “지자체에서 공공의료서비스를 확충해 주민의 건강을 지켜야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예산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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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3-2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