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다. 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첫 해외 출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5일 “이 부회장이 신성장동력 확보와 발굴,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와 미팅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창립 80주년 기념일인 22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45일 만의 첫 공식 일정을 유럽으로 잡은 셈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되기 이전인 2016년 9월 인도를 다녀온 것이 이 부회장의 가장 최근 해외출장이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형 인수·합병(M&A)과 미래 먹거리 등을 검토하기 위해 출장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을 9조원대에 인수한 뒤 대형 M&A가 없었다. 경쟁사들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에서 경쟁적으로 M&A를 통해 기술력을 갖춰가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는 틈날 때마다 ‘총수 부재로 인한 위기 현실’을 토로했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은 1년에 가까운 수감 생활 기간 동안 챙기지 못했던 글로벌 업계 동향을 직접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멘스, BMW, 로슈 등 삼성전자와 거래 관계에 있거나 이 부회장이 개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업체를 만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지난해까지 사외이사로 일했던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 엑소르그룹 경영진과의 회의 일정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이재용 유럽 출장, 왜?
입력 2018-03-25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