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안태근 수사 지지부진… 서지현, 거취 문제 고심

입력 2018-03-26 05:04

폭로한 지 두 달 흘렀지만 영장청구 여부도 결론 못내… 최교일은 서면조사키로
오늘 안희정 영장실질심사 성추행 추가 폭로도 나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인사보복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피해회복 조사단’이 안 전 검사장의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 1월 26일 검찰 내부 전산망에 피해를 폭로한 지 두 달이 흘렀지만 기소는커녕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결론내지 못한 것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25일 “현재까지 안 전 검사장의 신병처리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 사건의 참고인인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선 이르면 이번 주 서면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조사단은 최 의원의 직접 출석을 원했지만, 최 의원 측은 서면 조사를 요구하며 출석을 거부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한 달여간 조사가 지지부진하자 조사단이 한발 물러섰다. 최 의원은 2010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사단은 일단 최 의원을 서면조사하는 대로 안 전 검사장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이달 초 문무일 검찰총장으로부터 “(직권남용) 범죄의 구성요건을 보강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참고인 조사 등 보강수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조사단이 수사를 계속 끄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 검사 측 변호인단도 “안 전 검사장 사건의 사실관계가 조속하게 확정돼야 한다는 입장은 그대로”라며 “(서 검사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말로 병가가 만료되는 서 검사는 복직부터 검찰 퇴직까지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26일 구속의 갈림길에 선다.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피감독자 간음(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지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서울서부지검이 지난 7일 사건을 배당한 지 19일 만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스위스 등 외국 출장지와 서울에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네 차례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를 성폭행했다는 혐의 등은 현재 수사 중이라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안 전 지사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추가 폭로도 나왔다. 안 전 지사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모인 ‘김지은과 함께했던 사람들’은 25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안 전 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자 2명의 사례 등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메일에 따르면 한 제보자는 안 전 지사가 자신에게 “예쁘다”고 말하며 어깨를 끌어당겨 안았다고 밝혔다. 다른 제보자는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가 자신의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쳤다고 전했다.

양민철 임주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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