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평양에서 열리는 우리 예술단 공연의 선곡 목록 윤곽이 나왔다. ‘그 겨울의 찻집’ ‘J에게’ ‘사랑의 미로’ ‘오르막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소녀시대 서현은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 사회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 예술단 공연은 다음 달 1일 단독 공연, 3일 남북 합동 공연으로 진행된다. 삼지연관현악단 등 북한예술단과 함께 펼칠 남북 합동 공연 제목은 ‘봄이 온다’로 정해졌다. 동평양대극장,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1회씩 공연하기로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으로 꾸려진 사전점검단이 북한과 협의를 마치고 24일 돌아왔고 조만간 최종 선곡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피날레 무대에 깜짝 등장했던 서현은 사회자로 나서게 됐다. 어떤 무대의 사회를 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북한 노래도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3년 만에 평양에서 공연하게 된 조용필은 자신의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북한에도 잘 알려진 곡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그 겨울의 찻집’, 2005년 평양 단독 콘서트에서 불렀던 ‘친구여’ 등이 선곡 예상 목록에 올랐다. ‘그 겨울의 찻집’은 정부 측으로부터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단발머리’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 다양한 장르의 히트곡이 거론된다.
네 번째 방북을 앞둔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미련 때문에’ 등 4∼5곡을 부르게 될 전망이다. ‘사랑의 미로’도 김 전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 유명하다.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 무대에 올랐던 이선희는 당시 선보였던 ‘J에게’ ‘아름다운 강산’ 등을 부를 예정이다. ‘J에게’는 지난달 삼지연관현악단의 남한 공연에서도 연주됐다.
YB는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1178㎞)를 뜻하는 ‘1178’을 골랐다.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곡이다. YB는 2002년 ‘MBC 평양 특별공연’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처음 평양 공연에 나서는 가수들도 세심하게 곡을 골랐다. 백지영은 ‘사랑 안해’ ‘총 맞은 것처럼’ ‘그 여자’ ‘내 귀에 캔디’ 등 히트곡 위주로 골랐다. ‘총 맞은 것처럼’은 한때 평양의 대학생들 애창곡 1위였다는 탈북민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인은 2012년 ‘월간 윤종신’에서 발표한 ‘오르막길’을 요청받았다고 한다. 알리는 자신의 곡 대신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와 김추자의 ‘무인도’를 골랐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히트곡 ‘피카부’ ‘빨간 맛’ ‘배드 보이’ ‘러시안룰렛’ 등 중에서 부를 예정이다.
남북 합동공연에서는 김 전 국방위원장이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갈무리’(나훈아) ‘그때 그 사람’(심수봉) ‘당신은 모르실 거야’(혜은이)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 가수들은 28일 국내에서 모여 한 차례 공연 연습을 하기로 했다. 우리 예술단은 각 가수의 개별 무대뿐 아니라 출연 가수들이 함께하는 무대도 구성하기로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평양공연 선곡표 보니… ‘김정일 애창곡’ 대거 무대에
입력 2018-03-26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