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30·여)는 만성 피부염과 농포성 건선 때문에 3번이나 자살시도를 했을 만큼 심신이 지친 상태였다. 직장생활을 포기한 것도 오래 전의 일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병력이 16년이나 됐다.
문진 결과 A씨는 B병원에서 ‘전신 농포성 건선’ 진단을 받고 최근 6년간 스테로이드 계통의 건선 치료제를 복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치료 후에도 가려움증이 가시질 않고 농포가 심해져 고름이 차며 스테로이드 약물중독 증상까지 나타나 고통을 겪고 있었다.
결국 스테로이드 치료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A씨는 필자와 함께 디톡스요법과 줄기세포 치료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건선은 난치성 피부질환이자 인체 면역계의 과잉반응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전 인구의 약 1∼2%가 앓고 있으며 해마다 인구 10만명당 약 60명꼴로 발견된다.
건선은 어느 부위든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온 몸으로 번지며 얼굴 두피 팔 다리 등의 피부에 은백색의 비늘과 같은 각질과 더불어 발진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상증상이 피부에 그대로 드러나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그로 인해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기 쉽다.
건선 환자는 가려움증과 염증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부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조금 낫는 듯싶다가 더 심하게 재발되기 일쑤인데다 A씨처럼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적잖다.
임상연구 결과 디톡스 줄기세포 치료는 이런 문제를 극복, 자연스러운 개선 및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내에 쌓인 독소를 땀과 대소변으로 배출시키고 세포기능도 정상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모든 병은 림프순환장애로 인한 세포 간 소통 부재로 일어난다.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는 세포들의 신호를 차단, 세포 간 소통을 되레 방해한다. 줄기세포는 이를 개선해 세포 간 소통을 정상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A씨는 이 치료를 3∼5회 받은 뒤 심한 몸살을 겪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3개월 후 그토록 바라던 깨끗한 피부를 회복하게 됐다. 재발 기미도 없는 상태다. 스테로이드제 및 면역억제제 치료에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는 농포성 건선의 경우 디톡스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해 봄직하다. 그만큼 결과가 고무적이라서 하는 말이다.
최세희 연세에스병원 피부과 원장
삽화=전진이 기자
[헬스 파일] 스테로이드제로 더 악화된 건선 치료하기
입력 2018-03-27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