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망친 미세먼지… 26일까지 기승

입력 2018-03-25 20:04 수정 2018-03-25 23:49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잿빛 하늘에 갇힌 25일 서울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가고 있다. 이튿날에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이날 오후 5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26일에는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공공기관 대기배출사업장과 건설공사장 조업이 단축된다. 곽경근 선임기자

주말 내내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수도권과 호남 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야외 활동을 나온 시민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한 이모(29)씨는 25일 “공기가 뿌옇게 흐려 야구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며 “목과 코가 따끔해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거려야 했다. 모처럼의 나들이인데 불쾌했다”고 했다.

서울시내로 산책을 나왔다는 김모(29)씨도 “평소 점심 먹고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데 오늘은 미세먼지 때문인지 거리가 한산하더라”며 “가만히 있어도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나서 혼났다”고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4일과 25일 이틀 연속으로 PM2.5 미세먼지가 나쁨(일평균 농도값 50㎍/㎥ 초과) 수준을 보였다. 24일 최고 86㎍/㎥(서울·경기)를 기록했던 미세먼지는 이튿날 더 심해졌다. 25일 오후 8시 현재 경기(105㎍/㎥)는 매우 나쁨 수준에 이르렀다. 서울 99㎍/㎥, 부산 61㎍/㎥, 광주 85㎍/㎥, 대전 63㎍/㎥ 등을 기록해 울산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나타냈다.

환경부는 이번 미세먼지를 중국과 국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홍동곤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장은 “지난 24일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됐고, 그 후 안개가 끼고 대기가 정체되면서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26일 오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수도권·강원영서·충북은 이날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환경부는 25일 올해 처음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긴급조치를 요청했다. 긴급조치는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전망될 때 환경부의 자체적 판단 하에 시행된다. 이번 긴급조치에는 낮 시간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이나 거리에 도로청소차를 추가 배치하고 소각장 등 공공 대기배출시설의 운영을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에는 올해 들어 네 번째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환경부는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도(연천·가평·양평군 제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행정·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일부 대기배출 사업장은 단축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조치부터는 대중교통 무료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재연 김유나 기자 jayle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