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정동 136번지 일대 재건축 단지에서 25일 ‘특별한 세례식’이 열렸다. 이 지역 소외주민을 돕기 위해 설립된 올미라클교회(김영만 목사·60)가 5개월 만에 부흥해 8명의 성도들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은 것이다. 5개월 전 이들 성도는 모두 불신자였다.
지역 상가의 지하 교회에서 열린 ‘새신자 세례 감사예배’에서 김영만 목사는 주현숙(52)씨 등 8명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했다. 예배당 좌석에선 성도 10여명이 이들을 축하했다. 김 목사는 “이번에 세례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한 8주 교육도 곧 시작한다”며 “연내 40여명 세례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현재 시공사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조선족으로 한국에 산 지 20년 된 주씨를 비롯, 지하 연립주택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이들은 곧 이사해야 한다. 하지만 월세가 싼 방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하 컴컴한 방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20만원을 내고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2010년 8월 서울 암사동에서 개척한 교회는 지난해 10월 이곳으로 이전했다. 이때 네 명의 성도가 함께 왔다. 지금 교회 재적은 40여명이다. 어려운 이웃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교회는 부흥했다.
김 목사는 이들에게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다가구임대주택을 알아봐준다. 이곳에 사는 소외주민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또 안다고 해도 남의 도움 없이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에 세례를 받은 주씨, 고시원에서 살고 있던 조경호(59)씨가 김 목사의 도움을 받았다.
김 목사는 “100여명이 도움 받았고 이 중 40여명이 교회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했던 김 목사는 뒤늦게 신학을 공부하고 2009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교단 소속이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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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 소외주민 8명 특별한 세례식
입력 2018-03-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