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 성봉채플에서 열린 ‘뉴욕 필하모닉 앙상블·프리즘 앙상블과 함께하는 사랑콘서트’에서는 국악과 양악의 타악, 현악 공연이 동시에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서는 피아노와 오보에, 드럼으로 연주된 한국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 가야금 병창곡 ‘호남가’,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5중주가 한 무대에 올랐다.
특기할 만한 점은 비장애인 연주가와 장애인 예술가가 함께 공연을 꾸몄다는 것이다. 프리즘 앙상블 단원 11명은 뉴욕 필 앙상블과 ‘하나되어’와 ‘성 프란시스의 기도’ 두 곡을 협연했다. 특히 지적장애 피아니스트 이들림씨는 뉴욕 필 앙상블과 ‘4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나단조’ 등 2곡을 더 연주했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타악기인 마림바 듀오 연주와 뉴욕 필 앙상블의 완성도 높은 연주도 탄성을 자아냈지만 이날의 백미는 프리즘 앙상블 단원과 뉴욕 필의 협연곡이었다. 특히 ‘성 프란시스의 기도’에서 장애인 예술가들이 ‘오 주님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절망이 희망되게 하소서’란 내용을 힘껏 부를 때가 압권이었다. 관객들은 앙코르곡으로 흥겨운 분위기의 이탈리아 민요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선사한 단원들에게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박자와 음정이 다소 불안한 무대도 있었지만 청중은 연주마다 큰 박수를 보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이은령씨는 “장애인 예술가들이 뉴욕 필 단원과 한 무대에서 연주한 것 자체가 인상적이었다”며 “매 곡마다 잘하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져 감동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필과 4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이씨는 “공연은 만족스러우나 제 부족함 때문에 연주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며 “뉴욕 필 앙상블이 공연 내내 제 연주를 받쳐주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리즘 앙상블 설립자이자 음악 예술 감독인 마림비스트 장애령씨는 “재능 있는 장애인 친구를 모아 앙상블을 창단한 지 3년 됐다”며 “동생이 다운증후군인데 하나님께서 제게 장애인 예술가들을 동생처럼 돌보라는 마음을 주셔서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단원들의 실력을 높일 수 있도록 수준급 연주자와의 협연을 계속할 것”이라며 “단원들을 저의 ‘또 다른 가족’ 삼아 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장애인 음악가들, 뉴욕필 연주자들과 감동의 협연
입력 2018-03-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