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일었던 ‘이면 군사협정’ 실무선에서 후속 조치 조율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중동 국가 최초로 격상 합의
모하메드, 文 대통령 사저 초청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군사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명박정부 당시 맺어졌던 이면 군사협정의 경우 외교·국방 ‘2+2 채널’(차관급) 등 실무 접촉을 통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에서 “지난번 잡음이 일긴 했으나 양국 사이는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국민들 사이에서 한국과 UAE의 국방협력 분야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됐고, 국방협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번 잡음’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 이후 불거진 양국 간 이면 군사협정 갈등을 의미한다. 이면 군사협정은 실무선에서 후속 조치를 조율키로 하고, 앞으로도 국방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논란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관계 발전에서 국방협력이 핵심요소라는 것을 두 정상이 확인했다”며 “앞으로 계속 국방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원전 문제를 비롯한 양국 간 관계발전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기존의 국방·원전 분야뿐 아니라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전반적인 교류 협력을 확대하자는 뜻을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원전, 국방·방산, 수출·교역 분야 확대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원전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해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다”며 “UAE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의 외교적 관계는 가장 낮은 ‘포괄적 동반자’ 단계에서 가장 높은 ‘동맹’ 단계의 6단계로 구성돼 있다.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4단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5단계) 사이의 수준으로, 중동 국가 중에선 UAE가 최초다.
양 정상은 향후 두 나라 관계에 어려움이 생길 경우 임 실장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직접 나서 해결토록 지시했다. 당초 정상회담은 15분이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1시간쯤 진행됐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을 대통령궁 사저로 초청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UAE 각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26일 대통령궁 사저에 가족들과 함께 가게 됐다.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건설사들의 수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UAE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부다비=강준구 기자
文 대통령 “양국 관계 조금도 훼손 안돼… 군사협력 강화”
입력 2018-03-25 19:19 수정 2018-03-25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