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파리의 테러리스트 총격 사건 이후 잠잠하던 프랑스에서 인질극이 발생하면서 또다시 테러 공포가 스며들고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경찰이 남부 소도시 트레브의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인질극 용의자 르두안 라크딤(26)의 친구인 남성과 다른 여성 한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발생한 인질극에서는 경찰관 1명을 포함해 4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모로코 출신 테러범 라크딤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인질극 현장에서는 3개의 사제 폭탄과 권총, 사냥용 단검 등이 발견됐다.
프랑스 경찰은 이번 인질극을 IS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라크딤이 범행 중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라고 외친 데다 2015년 파리 동시다발 테러 용의자인 살라 압데슬람의 석방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테러범 진압과정에서 인질을 자청해 순직한 경찰 아노드 벨트람(45)을 기리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벨트람은 라크딤에게 여성 인질과 자신을 바꿔주면 무장하지 않고 인질로 잡혀 있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화 상태로 해놔 밖에 있던 경찰이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했다. 벨트람은 오는 6월 9일 결혼을 앞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세정 기자
테러범 인질 자처한 佛 경찰관 순직에 추모 물결
입력 2018-03-25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