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잇단 비리… 시민 반발 거세다

입력 2018-03-26 05:05
향토기업인 대구은행의 잇따른 비리 의혹에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은 소액주주운동 등을 통해 대구은행 바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25일 대구은행 등에 따르면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난 23일 제7기 DG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은행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겸직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장직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기로 했다.

박 행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잇따른 악재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최근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수사의뢰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비리 의혹 3건 이외에도 다른 해 채용에서도 수십건의 채용 관련 의혹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행장은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경찰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대구지검에 송치했다. 박 행장은 취임 후 4년여 동안 은행 간부들과 상품권을 구매한 뒤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으로 바꾸는 일명 ‘상품권 깡’ 수법으로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은행 간부급 직원들이 비정규직(파견직) 여직원들을 성추행·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거센 비난을 받았고 박 행장이 직접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구은행의 대구시금고 해지, 엄정한 수사 촉구, 박 행장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후 대구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 및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이하 대구은행대책위)를 구성했고 이번에 대구은행 주주 5명(6만3000여주)으로부터 위임받아 주총에 참석해 박 행장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구은행 노조도 박 행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대구은행대책위 관계자는 “각종 비리의혹으로 지역 대표기업으로 알려진 대구은행의 명예가 실추되고 도시 이미지와 시민들의 명예 또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대구은행이 부패 없는 투명한 기업으로 바로 설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