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 도중 방문국 국민들과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스킨십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주로 국빈으로 방문한, 경제적 이슈가 있는 나라가 대상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2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숙소 근처에 있는 ‘포 텐 리꾹수’ 쌀국수 집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이곳은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으로, 우리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옛날에는 한국외국어대에 월남어(베트남어)과가 있었는데 월남과의 관계가 1975년부터 1992년 사이에 단절돼 제대로 유지되지 못한 것 같다”며 “중국어 (성조)가 4성인데 월남어는 6성이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배우기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식사 모습을 발견한 교민들과 베트남 국민들이 몰려들자 문 대통령은 식당 밖으로 나가 20여분간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식당 주인은 문 대통령에게 나무젓가락이 들어있는 목재 곽을 선물했고, 문 대통령은 “고맙다. 그런데 김영란법에 안 걸리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 방문 시에도 베이징 숙소 인근 식당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유탸오(꽈배기 모양의 빵)와 더우장(중국식 두유)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당시 한·중 간에는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이 최대 이슈였고, 중국인들의 반한 감정도 높은 상황이었다.
베트남은 문재인정부 신남방정책의 거점 국가로, 문 대통령은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1000억 달러로 확대키로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문 대통령이 상대국의 마음을 얻는 외교를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하노이 쌀국수집의 文대통령, 방문국마다 ‘스킨십 외교’
입력 2018-03-25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