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과 김 시장 형·동생의 개인비리 의혹이 민선 6기 말기 최대 스캔들로 비화되고 있다. 김 시장의 비서실장은 최근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됐고 시장의 형과 동생은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잠적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김 시장에 대한 탄압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이 경찰을 가리켜 ‘정권의 사냥개’라고 논평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지역의 일선 경찰들이 릴레이 반발시위에 나섰고 25일엔 황운하 울산경찰청장까지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대표는 황 청장을 가리켜 “미꾸라지 한 마리가 도랑물을 흙탕물로 만든다”고 맞받아쳤다. 이 사건은 이제 단순한 비리 의혹이 아니라 정치 쟁점이 됐다.
판사 출신인 김 시장은 지난 4년간 울산의 새로운 동력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곁에는 공무원 대신 개인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기용했다.
울주군 청량면 출신인 A비서실장은 그의 외가가 김 시장의 친가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 기초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고 당시 한나라당 울산시당의 청년위원장과 시장의 지역구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4년 김 시장이 당선된 후 시청에 입성한 A씨는 울산의 2인자로 자리 잡았다.
시청 공무원들에 따르면 비서실장은 정무직 4급이지만 윗사람들도 눈치를 볼 정도의 실세가 됐다. 지역 관가에선 진급하려면 A씨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이런 이야기들의 실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수사결과가 중요하다.
경찰은 민감한 시기에 수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로 빠른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 그래야 논란을 잠재우고 다가올 선거도 무사히 치를 수 있다. 정치권도 냉정하게 수사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정치권과 경찰의 설전을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는 이들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울산=조원일 사회2부 기자 wcho@kmib.co.kr
[현장기자-조원일] 울산시장 측근 수사 빨리 끝내야
입력 2018-03-26 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