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수차례 수사 관여 BBK 때는 특검팀에 합류도
작년부터 다스 수사 등 지휘… 尹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윤석열(사진)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집행된 23일 현장에 나갔던 검사들의 보고를 받은 뒤 새벽 2시가 넘어 귀가했다.
윤 지검장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구속될 때까지 한 번도 대면하지 않았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수감 직후 검사들에게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지검장은 지난 10여년간 수차례 이 전 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수사했다. 그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이던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파견돼 현대자동차 비자금 수사팀에서 활동했다. 수사는 현대차 서울 양재동 사옥 증축 인허가 로비 의혹으로까지 확대됐었다. 현대건설 회장 출신으로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이 그 정점일 수 있다고 검찰은 의심했다. 그러나 조사받던 서울시 주택국장이 그해 5월 목숨을 끊으면서 윗선으로 가던 수사는 막혔다. 이 전 대통령은 그 무렵 다스 측에 “비자금 조성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지검장은 2008년 정호영 BBK 특별검사팀에도 파견돼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이 전 대통령 차명재산 관련 수사를 했다. 특검은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의혹이 근거 없다고 결론냈었다. 특검에 파견됐던 한 검사는 “파견검사들은 주어진 기초 수사를 하는 일종의 하청 작업을 했다. 수사 방향, 처분 등은 특검과 특검보들이 결정하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윤 지검장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상부와의 충돌 끝에 중도 하차했다. 그가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 4년 만에 다시 진행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체제의 정치공작 수사는 결국 이 전 대통령 수사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다스가 누구 것이냐”는 질의가 나오자 윤 지검장은 “법률적 실소유주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후 첨단범죄수사1부와 특수2부를 동시에 투입해 전면적인 수사를 벌였다. 현대차 수사 때부터 지난해 박영수 특검팀까지 함께한 한동훈 3차장검사가 뒤를 받쳤다.
지호일 기자
윤석열과 MB ‘악연’이었나
입력 2018-03-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