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종교인이 절반을 넘어서는 한국 사회 현실에서 종교가 희망의 윤리를 제시하고 사회안정과 질서유지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제도와 구조를 시정하기 위한 교회의 권익옹호 활동을 더 강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사장 조일래 목사)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사회발전과 종교의 사회봉사’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주요 종교별 사회 섬김 현황과 전망 등을 고찰했다. 이 자리에서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계를 대표해 참석한 사회복지 학자들은 종교 간 연대와 협력,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성철 백석대 보건복지대학원 교수는 “‘교회는 사회복지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 한국교회와 사회복지를 분리해서 설명할 수 없다”면서 “1947년 이화여대에 국내 최초로 개설된 사회복지학과 명칭이 ‘기독교사회사업학과’였던 것만 봐도 한국교회와 사회봉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지금보다 더욱 효과적인 사회봉사를 하기 위해선 전문 인력 훈련, 연대와 협력을 통한 지속성 확보, 사회제도와 구조를 시정하기 위한 권익옹호 활동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정성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도 “한국 천주교는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간접 선교 방식으로 사회복지 사업을 전개해 왔다”면서 “사회복지 사업을 통한 사랑 실천과 인간존엄성·만민평등 사상은 한국 사회에 인간 권리와 의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미나에선 한국 사회의 무종교인 증가에 따라 종교의 본래적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일래 이사장은 “한국 사회가 빠른 경제발전을 하면서 관심 갖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를 각 종교가 담당해 왔다”면서 “실제로 복지시설의 70% 이상을 종교 유관 기관들이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종교가 종교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사회 발전을 위한 복지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무종교인이 56%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종교화가 가속화되는 사회 속에서 종교는 개인과 사회에 초월적 세계와 희망을 제시하고 사회안정과 질서 유지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이사장은 또 “배금주의와 세속적 향락을 추구하는 저급한 윤리가 한국 사회에 팽배해 있다”며 “한국교회는 인간 존중의 근원이 종교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사회봉사를 통해 인격존중 문화를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효과적인 사회봉사 위해선 3가지 필요”
입력 2018-03-26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