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3평 독방에서 구속 후 첫 하루를 보냈다. 전직 대통령에서 구속 피의자가 된 그의 ‘감방 생활’은 여느 미결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3일 0시18분 서울동부구치소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일반 구속 피의자와 똑같은 입감 절차를 밟았다. 인적사항 확인 후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았다. 입고 온 옷과 소지품은 모두 영치됐다. 수인번호 716번이 붙은 옥빛 수의로 갈아입었다. 대통령님이 아닌 716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이후 머그샷(mug shot)으로 불리는 수용기록부용 사진을 찍고 구치소가 제공하는 의류와 세면도구, 침구, 식기세트 등을 받아 자신의 감방(수용거실)으로 향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용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전했다.
감방 내 비품은 일반 수용자와 같은 수준으로 제공받았다. 식사는 독방에서 개인 식기를 이용해 먹고 다른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식판 등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했다. 아침 첫 식사는 모닝빵과 잼, 두유, 양배추샐러드였다. 점심은 돼지고기김치찌개, 저녁에는 감자수제비국이 반찬과 함께 나왔다.
이날 새벽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은 입소 절차 등을 밟느라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77세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의 체력 등을 감안해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다른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족·친지 접견은 하루 한 번 10분간 가능하다. 변호인 접견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제한 없이 허용된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와 경호·경비 문제, 이전에 수감된 전직 대통령의 사례 등을 감안해 큰 독거실을 배정받았다. 재소자 3인이 사용할 수 있는 10.13㎡(3.06평) 넓이의 방이다. 화장실 면적(2.94㎡)까지 포함하면 총 13.07㎡(3.95평)이다. 이 전 대통령의 독방은 동부구치소 건물 가장 높은 층인 12층에 위치해 있는데, 이 층에는 다른 수감자가 없다. 지난해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여성사동의 10.98㎡(약 3.5평·화장실 포함) 독방에서 수감 중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3평 독방의 MB, 식판 직접 설거지해 반납
입력 2018-03-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