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짝짜꿍 누가? ‘유럽 원정’ 신태용 최적 조합 찾아라

입력 2018-03-24 05:00

돌파와 침투에 능한 황희찬… 제공권 뛰어난 장신 김신욱
왕성한 활동력 이근호… 실험 전문가 “손-황 조합이 이상적”

‘신태용호’가 24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상대를 제대로 골랐다. 북아일랜드는 한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스웨덴과 팀 컬러가 유사하다. 우선 높이의 축구를 하고, 선수비-후역습 전술을 선호한다. 한국으로서는 공격력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상대를 만난 셈이다. 팬들의 관심은 ‘손흥민 활용법’에 쏠리고 있다.

북아일랜드는 러시아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10경기에서 6골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높은 수비벽 덕분이다. 북아일랜드 수비수들의 평균 신장은 180㎝ 중반이다. 따라서 높이에서 뒤지는 한국은 ‘속도’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한국 공격의 선봉은 토트넘 홋스퍼의 스타 손흥민이다. 그는 최근 소속팀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7일 스완지시티와의 FA컵에서는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그전까지 4경기에서 7골, 1도움을 기록했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상승세를 탄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왼쪽 날개로 뛰었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부임 후 4-4-2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을 투톱으로 내세웠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0월 10일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1대 3 패)에서 1골, 11월 10일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2대 1 승)에서 2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대표팀의 공격수로는 손흥민 외에 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 현대), 이근호(강원 FC)가 있다. 신 감독이 북아일랜드전에서 ‘투톱 카드’를 선택할 경우 가장 관심을 끄는 조합은 ‘손흥민-황희찬’ 조합이다. 황희찬은 ‘황소’라는 별명처럼 상대 수비수들과의 몸싸움과 저돌적인 돌파, 배후 공간 침투 등에 능해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황희찬은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도르트문트와의 16강 2차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교체로 퇴장할 때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29경기에 나서 11골을 터뜨릴 정도로 골 결정력도 좋다. 둘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북아일랜드의 장신 수비수들을 스피드로 제압하려면 발이 빠른 황희찬을 손흥민과 함께 투톱으로 쓰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북아일랜드는 포백뿐만 아니라 스리백도 능한 팀이다. 신 감독이 상대 전술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투톱 조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신욱-손흥민의 ‘톰과 제리’ 조합도 나쁘지 않다. 197㎝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7골, 4경기 연속골(6골)을 기록 중이다. 주목할 점은 김신욱이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에도 능하다는 사실이다. 김신욱과 손흥민의 ‘빅 앤 스몰’ 조합은 유럽 팀과의 경기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이런 전술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손흥민-이근호 조합도 다시 한 번 가동해 볼 필요가 있다. 이근호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며 손흥민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선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손흥민의 400일 만의 A매치 필드골 도우미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한 위원은 “신 감독은 이번 유럽 원정 2연전(28일 폴란드와 평가전)에서 다양한 공격 루트와 조합을 실험해 볼 것”이라며 “김신욱은 골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카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공격수의 숫자를 늘려야 할 경우 황희찬과 김신욱이 투톱으로, 손흥민과 이근호가 좌우 날개 공격수로 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