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JTBC) ‘리턴’(SBS) ‘작은 신의 아이들’(OCN) ‘마더’(tvN). 최근 방송된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다. 미스터리를 기반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것,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호평을 받았다는 것, 극본을 쓴 작가들의 첫 장편 드라마라는 것이다.
‘미스티’를 쓴 제인(본명 김재인), ‘리턴’의 최경미, ‘작은 신의 아이들’ 한우리, ‘마더’ 정서경. 네 작가 모두 신인이다.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속도 조절을 못 하면 금세 허술해지기 쉬운 미스터리를 차용해 작품을 써 냈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신선한 전개로 방송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드라마는 감독의 연출, 배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작가의 필력이 작품의 완성도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드라마를 ‘작가의 예술’이라고 부르는 건 그래서다. 작가의 실력에 따라 작품 수준이 좌우된다. 이들이 장편 드라마 경험이 없는데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작가들의 경력을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제인 작가는 교양 방송 부문에서 20년 가까이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고, 한우리 작가는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SBS) 작가 출신이다. 최경미 작가는 2007년 단막극 ‘아귀’(KBS)를 썼고 2015년 SBS문화재단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정서경 작가는 충무로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으로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박쥐’(2009), ‘아가씨’(2016) 등의 각본을 썼다. 네 사람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작가로서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온 셈이다.
명성 대신 작품성을 선택한 방송사의 안목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신인 작가들이 활약한 방송사들을 보면 케이블이나 종합편성채널이 많다. 지상파 방송이 시청률에 급급해 공식화된 드라마를 답습하는데 반해 케이블이나 종편은 시청률 성적에 덜 얽매이다보니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준비된’ 신인 작가들이 지상파보다 케이블이나 종편 쪽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정석희 드라마 평론가는 “짜임새 있게 준비를 많이 해 놓은 신인 작가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특히 KBS 단막극 등을 통해 훈련이 잘 된 작가들이 많아졌다”며 “신인 작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미스티’ ‘리턴’ ‘작은 신의 아이들’… 공통점은 ‘신인작가’
입력 2018-03-26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