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실수… 정말 죄송” 외부 앱에 대한 조사 착수
英광고주협회 “제대로 된 해명 없을 경우 광고 중단”
마크 저커버그(34·사진)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의회 증언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전면 조사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영국광고주협회(ISBA)는 페이스북 회원 등의 개인정보가 브로커나 정치활동가 등에게 공식 허가 없이 넘어갔거나, 이에 대한 페이스북의 해명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광고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SBA에는 3000여개 기업이 속해 있으며, 지난해에도 수억 파운드 이상의 광고를 페이스북에서 집행했다.
저커버그는 21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매우 신뢰를 저버린 일”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용자의 정보를 보호할 기본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의 증언 요구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에서 관련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을 보낼 것이고 그게 나라면 내가 기꺼이 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커버그는 입장을 밝힐 때 언론 인터뷰보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방식을 선호했다. 그런 그가 방송 인터뷰에 응한 사실은 이번 사태를 일방적 입장 표명만으로 해소하기 힘들 만큼 심각한 ‘신뢰의 위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및 무단 도용 사실이 지난 17일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도마에 올랐다.
영국 정보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전 직원 크리스토퍼 와일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을 통해 CA가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위한 여론전에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규모로나 내용으로나 페이스북으로서는 2004년 회사 설립 이래 최악의 스캔들이다.
CA는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페이스북 연동 앱 개발자 알렉산드르 코건으로부터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코건이 2013년 제작한 퀴즈앱을 통해 얻은 이용자 정보를 CA와 무단 공유한 사실을 2015년 파악하고 CA에 자료 삭제를 요구했다고 한다.
저커버그는 CNN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당시 CA로부터 자료를 삭제했다는 확인을 받는 데 그친 사실을 언급하며 “돌이켜보면 명백한 실수”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방대한 이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외부 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정보유출 파문’ 페북 저커버그… “의회 증언 하겠다”
입력 2018-03-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