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멤버 자랑하는 KCC 전자랜드에 패해 PO 탈락 위기
인삼공사 ‘식스맨’ 전성현 펄펄 에이스 오세근 부상 공백 메워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전주 KCC가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인천 전자랜드에 고전을 면치 못하며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탈락 위기를 맞았다.
KCC는 2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전자랜드전에서 93대 100으로 패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가 되면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경기 초반부터 전자랜드에 주도권을 내준 KCC는 전반을 31-54로 크게 뒤진 채 마쳤다. 3쿼터 이후 추격에 나섰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31개를 던져 15개만 들어갈 정도로 부진했던 자유투가 KCC의 발목을 잡았다.
국내 최장신 선수인 하승진(신장 221㎝)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줘 KCC는 높이에서 다른 팀을 압도한다. 하지만 속도가 떨어지는 하승진을 활용하기 위해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구사한 지역방어는 독이 됐다. 이날 KCC의 지역방어는 응집력이 떨어졌고 전자랜드에 3점포를 허용했다.
올 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KCC는 서울 SK와 함께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28.80점으로 득점 1위에 오른 안드레 에밋에다 부상에서 돌아온 하승진과 가드 전태풍도 가세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온 국가대표 슈터 이정현을 9억2000만원이라는 프로농구 역대 최고액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임을 KCC는 잊었다. 스타 플레이어들은 따로 놀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전자랜드의 속공에 속수무책이었다. 일각에서는 추승균 감독이 단조로운 전술로 막강한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안양 KGC인삼공사의 식스맨 전성현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연일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6강 플레이오프 승리를 책임지고 있다.
2013년 입단한 전성현은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포였던 이정현이 KCC로 이적하자 본격적으로 기회를 잡았다. 전성현의 기본적인 역량을 믿은 김승기 감독이 올해 출전시간을 늘려준 것이다. 감독의 믿음에 전성현도 화답했다. 경기당 평균 23분23초 동안 코트를 지키며 8.94점을 넣어주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두둑한 배짱을 가진 전성현은 결국 큰 경기에서 사고를 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 19점, 2차전 12득점을 올렸다. 특히 21일 열린 3차전에서는 팀의 간판 오세근이 경기 초반 부상으로 물러났음에도 17점을 쏟아부으며 자기 몫 이상을 해냈다. 전성현의 외곽슛이 터져주며 공격력이 배가된 KGC인삼공사는 2승 1패로 유리한 고지에 섰고, 강호 현대모비스를 탈락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은 “전성현이 최근엔 팀 득점의 한축을 담당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며 “점프슛을 던지는 지점이 굉장히 높아 상대 수비가 막기 어려울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모래알’ 슈퍼스타, 조직력에 와르르
입력 2018-03-23 05:03 수정 2018-03-23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