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북 김천에 위치한 한국전력기술 본사에서 만난 이동근(사진) 상임감사는 2016년 5월 취임한 이후 기관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감사직무를 수행 중이다.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결과 임기 중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표창,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우리 기관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을 만큼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한다. UAE 원자력발전소 설계, KTX, 인천국제공항 건설 등 국가적 차원의 SOC를 관리하는 CM/PM(종합사업관리)까지 우리나라 전문기술이 필요한 분야에는 반드시 필요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기관이다.”
이 상임감사는 “이렇게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을’의 기관으로서 임직원들에게 인식돼 사기가 떨어져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감사실이 직원들을 조사하거나 처벌하는 부서로 인식돼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정부의 100대 과제에서도 우선순위가 ‘청렴’한 사회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만큼 공공기관에서는 감사업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부정비리나 오랫동안 누적된 부패 고리를 보면서 공직자로서 정말 안타깝다.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적폐청산의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모든 공직자가 사명감을 갖고 뼈를 깎고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반부패 개혁에 적극 나섬으로써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때다. 개인적으로 혁신기업, 혁신조직, 혁신기술을 강조해오고 있다. 지금부터 더욱 혁신을 시스템화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과제로 삼고 추진하겠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부정부패 척결과 적폐청산이 모두 이 연장선상에서 추진될 것이라 생각한다. 공직자로서 마땅히 갖춰야 할 자기 혁신의 밑거름인 품위와 도덕성, 가치관과 국가관이 어우러져 반부패 청렴윤리문화가 뿌리내리는 사회가 혁신의 정점이라 생각한다.
-반부패·청렴문화 정착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부임 이후 기존 반부패·청렴문화 수준의 현주소에 대해 분석하면서 냉철한 진단을 했다. 그 결과 ‘청렴 공기업’을 향한 임직원들의 노력에 비해 반부패·청렴 시스템이 매우 미흡하고, 대내외 소통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히 소통이 부족한 기업문화로 인해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대외적으로는 외부기관으로 투서가 남발되는 등 감사업무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배경에는 기업문화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됐다. 이를 위해 경영진과 상임감사는 독립적으로 상호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하되 경영자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상임감사가 소통에 나서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촉매 역할을 해야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빠른 시일 내에 소통을 기반으로 반부패 청렴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나야겠다는 판단 아래 시스템적이고 종합적인 제도 개선에 중점을 두고 반부패·청렴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정말 많은 업적을 달성했다고 들었다.
▷지난해에는 반부패 청렴 분야의 4대 역점 추진방향을 특화해 실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반부패·청렴활동 역점추진 실적항목은 전년도에 비해 무려 294% 증가했다. 주요추진 실적도 357%에 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괄목할만한 실적은 창의와 혁신에 기초해 국내 최초 반부패 청렴 프로그램을 13건이나 개발해 시행했다는 것이다.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범주를 임직원에서 이해관계자들로 외연을 확대 추진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거뒀다.
이 상임감사 사무실 안에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율기편에 나오는 ‘天下之大賈也’를 풀어 쓴 ‘청렴은 가장 많이 남는 장사다’라는 문구를 걸어 두고 직원들이 늘 마음에 새기도록 하고 있다. 양병하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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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초대석-이동근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 “청렴은 가장 많이 남는 장사”
입력 2018-03-25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