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번에도…” 두산·NC·롯데 “이번에는…” 대권 야망

입력 2018-03-23 05:01
정운찬 KBO 총재(앞줄 왼쪽 여섯 번째)와 10개 구단 감독 및 선수들이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KIA 김기태 “초심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경기… 정상 오를 것”
NC 김경문 “올해는 모든 팀과 싸워볼 전력 갖춰… 우승에 도전”
삼성 김한수 “언론이 약팀으로 꼽고 있지만 예상 뒤집어 볼 것”


“우리가 2약(弱)이라고들 하던데?” 한화 이글스의 송광민이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를 향해 악수를 건넸다. 강민호는 우는 시늉을 하며 송광민의 손을 맞잡았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10개 구단의 대표 선수들이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 모였다. 팬들과 함께할 때에는 밝게 웃었지만, 시즌 포부를 밝힐 때에는 더없이 진지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의 유니폼과 같은 빨간 넥타이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올해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즐거움을 드리겠다”며 짐짓 겸손한 출사표를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우승후보를 꼽아 달라는 질문엔 “KIA 타이거즈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의 상위권 팀들도 ‘대권’ 야욕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은 “올해는 꼭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조원우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보강됐다”며 “올 시즌 정상을 위해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은 “올해는 모든 팀과 싸워볼 전력을 갖췄다”라며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많은 점을 보완해 더욱 좋은 팀이 됐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 실패했던 팀들도 자신감은 충분했다.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 트윈스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은 “파란 유니폼은 잠시 잊겠다”며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은 “선수단이 강하게 결집돼 있다. 원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염이 덥수룩한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 감독은 “144경기마다 도전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김한수 감독은 “언론이 약팀으로 꼽는데, 예상대로 흘러가면 재미가 없다. 뒤집어 보겠다”고 힘을 줬다. kt 위즈의 김진욱 감독은 “꼴찌의 반란은 프로야구의 흥행 요소”라며 “5강에 드는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미디어데이 특유의 묘한 자존심 싸움도 빠지지 않았다. 모창민은 다이노스라는 4행시로 출사표를 말했다. 그는 관중들이 운을 띄우자 “다 덤벼, 이겨버리겠습니다, 노력 정말 많이 했고요, 쓸어 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SK 와이번스의 이재원은 “클린 구단이란 이미지가 있지만, 올해에는 독한 야구로 우승하겠다”고 강조했다.

LG의 박용택은 “올 시즌에 우승한다면 24년, 8760일 만”이라며 “8760개의 사인볼을 준비하고, 일일호프와 일일야구교실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SK의 최정이 홈런왕을 차지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손을 든 건 SK 선수들뿐이었다. 이때 두산의 유희관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저희 팀의 김재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10개 구단은 24일 오후 2시 개막전을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