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이즈 긴밀한 연관성 명시해야”

입력 2018-03-23 00:00
박진권 감염인자유포럼 대표(왼쪽 두 번째)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포럼에서 “질병관리본부가 동성애와 에이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앞장서 알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가족보건협회(한가협)와 성일종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실은 22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질병관리본부(질본) 홈페이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포럼을 개최하고 동성애와 에이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질본 홈페이지에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진권 감염인자유포럼 대표는 “과거 동성애자로 살면서 자유로운 남성 간 성관계를 하다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면서 “만약 그때 질본이 에이즈와 동성애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면 지금처럼 끔찍한 일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현재 동성애로 고통 받는 남성 동성애자를 위한 탈동성애 상담을 하는데, 10명 중 8명이 에이즈 환자”라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에이즈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만큼, 질본은 하루빨리 그 위험성과 확산 실태를 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에이즈 환자는 2016년 현재 1만1439명이며, 남성이 92.8%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2016년 1062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남성이 94.4%다. 보건복지부는 ‘남성 동성애자 간 성 접촉이 에이즈의 주요 전파경로’라고 못 박고 있지만 질본은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하지 않는다.

윤정배 한가협 이사는 “질본이 남성 간 성행위가 에이즈의 주요 전파경로임을 알면서도 진실을 밝히지 않아 사회·보건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진실을 은폐한다면 질본이 아니라 ‘에이즈확산본부’라는 오명을 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 의원도 “질본은 에이즈 잠재 보균자를 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면서 “1인당 매년 1000만원 이상의 약값을 무료 지원하는데,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질본이 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참석자들은 질본 홈페이지가 언론보도와 학내 교육의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처럼 동성애와 에이즈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으로 소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혜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남성 간 성행위로 인한 에이즈 발병 비중이 70%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그래야 폭증하는 20대 남성 에이즈 감염자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지연 한가협 대표는 “학부모들이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질본이 홈페이지를 바꾸지 않아 교과서는 물론이고 가정통신문, 잘못된 언론보도조차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종신 홍천고 보건교사도 “교과서에 동성애와 에이즈의 상관관계를 명시하고 보건교사 연수 때 에이즈의 실체를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