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 뭐길래… 김관용 지사, 퇴임 앞두고 새 사업 올인

입력 2018-03-23 05:00
경북도청 3층 로비에 설치된 ‘천마도’를 도청 직원들이 바라보고 있다. 경북도 제공
하단 작은 사진은 경북도 기존 상징동물 왜가리. 경북도 제공
道 새로운 상징물로 정하고 공식 발표도 없이 속도전… 6월 도청에 조각상 설치 계획
김 지사 모교인 영남대도 같은 상징물… 곱잖은 시선 “후임자 몫” 비난 여론 비등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임기를 3개월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도 상징동물을 ‘왜가리’에서 ‘천마(天馬)’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상징동물 교체 작업이 공식발표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7일 도청 3층 로비에 ‘천마도’를 내걸고 본격적인 ‘천마 마케팅’에 나섰다. 천마 조각상 제작도 추진 중이다. 현재 제작업체를 선정하고 작가와 디자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6월쯤 천마 조각상을 도청에 설치해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해 “도 상징동물인 왜가리가 약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 보다 진취적이고 용맹한 동물로 새롭게 선정하라”고 지시하면서 천마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임기를 3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상징동물을 새로 정하고 교체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징동물을 교체할 필요가 있더라도 후임 지사에게 맡겨야 할 일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경북도청 직원 A씨는 “퇴임을 앞두고 상징동물을 바꾸려는 것은 넌센스”라며 “당연히 후임지사 몫으로 넘겨줘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북도는 상징동물 교체 근거로 지난해 실시한 ‘경북 상징동물 여론조사’를 들었다. 국민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0.3%가 경북을 상징하는 동물로 ‘말’을 선택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북을 상징하거나 이미지에 가장 맞는 동물이 무엇이냐’고 묻고 5가지 동물을 제시하면서 ‘말’을 첫 번째 항목으로 올려 답변을 유도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영남대가 천마를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 지사는 영남대 출신으로 2008년부터 지난 2월까지 10년 간 총동창회장직을 맡았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김성학 도 정책기획관은 “천마를 새로운 상징동물로 선정한 것이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도민들의 에너지를 결집시키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