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여자 프로농구 통합 6연패 위업

입력 2018-03-21 23:21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의 우승팀인 아산 우리은행 선수들이 2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하며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뉴시스

시즌 초반 불안한 출발 딛고 위성우 감독 리더십 우승 일궈
사상 첫 ‘V10’ 대기록 달성도… MVP 에 김정은 선정 겹경사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아산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쥐며 6시즌 연속 통합(리그·챔프전)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우리은행은 또 WKBL 사상 최초로 통산 10번째 챔프전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시즌 초반 위기를 딛고 발휘된 위 감독의 매직이 다시 한번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것이다. 무관의 이적생 김정은은 기자단 투표를 통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우리은행은 2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WKBL 챔프전 3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75대 57 대승을 거뒀다. 지난 1∼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내리 승리하며 여자농구 최강팀임을 입증했다.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38)는 24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외국인 선수 어천와(12득점 13리바운드)와 박혜진(20득점), MVP 김정은(8득점)도 제 몫을 다해줬다. KB스타즈는 홈인 청주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지만 후반 체력 열세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승의 주역은 단연 위 감독이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 하위팀이었던 우리은행에 부임한 이후 내리 6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은 2007겨울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이어진 신한은행의 6연패와 같다. 공교롭게도 신한은행 왕조 시절 코치가 바로 위 감독이었다. 그야말로 우승제조기란 말이 어색하지 않는 지장이다.

특히 올해 우리은행의 통합우승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 감독의 리더십은 더욱 돋보인다.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잇단 부상, 국가대표 센터 양지희의 은퇴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시즌 개막전부터 2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왕조’도 끝이라는 말이 나왔다.

또 박지수와 단타스 트윈타워를 앞세운 KB스타즈가 정규리그 막판까지 쫓아오며 우리은행의 1위 자리를 위협했다. 결승 상대인 KB스타즈는 리그 상대전적에서 우리은행을 4승3패로 앞설 정도로 만만찮은 팀이었다. 하지만 위 감독과 우리은행 선수들은 특유의 챔프전 승리 DNA로 예상보다 손쉽게 또 한 차례의 우승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적생 김정은의 활약도 알토란같았다. 한때 KEB하나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힌 김정은은 무릎 부상으로 최근 3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고 시즌 전 이적을 통해 우리은행에 합류했다. 김정은은 위 감독의 혹독한 조련 끝에 전성기 기량 회복은 물론 생애 첫 챔프전 우승 및 MVP의 영광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세상에서 제일 기쁘고 행복한 하루 같다. ‘아름다운 밤’이다”라며 “올 시즌 사실 너무 힘들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준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하고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정은은 “꿈만 같고 정말 행복한데 경기가 끝났을 때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 생활 12년 만에 첫 우승이라 울컥울컥해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청주=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