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불안한 출발 딛고 위성우 감독 리더십 우승 일궈
사상 첫 ‘V10’ 대기록 달성도… MVP 에 김정은 선정 겹경사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아산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쥐며 6시즌 연속 통합(리그·챔프전)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우리은행은 또 WKBL 사상 최초로 통산 10번째 챔프전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시즌 초반 위기를 딛고 발휘된 위 감독의 매직이 다시 한번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것이다. 무관의 이적생 김정은은 기자단 투표를 통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우리은행은 2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WKBL 챔프전 3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를 상대로 75대 57 대승을 거뒀다. 지난 1∼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내리 승리하며 여자농구 최강팀임을 입증했다.
우리은행의 맏언니 임영희(38)는 24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외국인 선수 어천와(12득점 13리바운드)와 박혜진(20득점), MVP 김정은(8득점)도 제 몫을 다해줬다. KB스타즈는 홈인 청주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지만 후반 체력 열세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승의 주역은 단연 위 감독이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 하위팀이었던 우리은행에 부임한 이후 내리 6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은 2007겨울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이어진 신한은행의 6연패와 같다. 공교롭게도 신한은행 왕조 시절 코치가 바로 위 감독이었다. 그야말로 우승제조기란 말이 어색하지 않는 지장이다.
특히 올해 우리은행의 통합우승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 감독의 리더십은 더욱 돋보인다. 우리은행은 선수들의 잇단 부상, 국가대표 센터 양지희의 은퇴 등 각종 악재로 인해 시즌 개막전부터 2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왕조’도 끝이라는 말이 나왔다.
또 박지수와 단타스 트윈타워를 앞세운 KB스타즈가 정규리그 막판까지 쫓아오며 우리은행의 1위 자리를 위협했다. 결승 상대인 KB스타즈는 리그 상대전적에서 우리은행을 4승3패로 앞설 정도로 만만찮은 팀이었다. 하지만 위 감독과 우리은행 선수들은 특유의 챔프전 승리 DNA로 예상보다 손쉽게 또 한 차례의 우승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적생 김정은의 활약도 알토란같았다. 한때 KEB하나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힌 김정은은 무릎 부상으로 최근 3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고 시즌 전 이적을 통해 우리은행에 합류했다. 김정은은 위 감독의 혹독한 조련 끝에 전성기 기량 회복은 물론 생애 첫 챔프전 우승 및 MVP의 영광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세상에서 제일 기쁘고 행복한 하루 같다. ‘아름다운 밤’이다”라며 “올 시즌 사실 너무 힘들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해준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하고 감사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정은은 “꿈만 같고 정말 행복한데 경기가 끝났을 때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수 생활 12년 만에 첫 우승이라 울컥울컥해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청주=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우리은행, 여자 프로농구 통합 6연패 위업
입력 2018-03-21 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