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극장, 다음 달 재개관

입력 2018-03-21 21:23

서울시는 경영난으로 지난 1월 폐관한 42년 역사의 정동 세실극장(사진)을 다음 달 재개관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시는 소유자인 대한성공회로부터 세실극장을 장기 임대하고 극장을 운영할 비영리단체를 선정하게 된다.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한국 연극문화는 물론 민주화운동의 역사, 건축적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다. 성공회가 1973년 명동 국립극장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문화사업 투자를 결정하면서 교구장 세실 쿠퍼의 이름을 딴 극장을 건립한 것이다. 당시 건축계를 대표하는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이 건물은 건축잡지 ‘공간’이 꼽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20선’에 들기도 했다. 서울시는 2013년 세실극장을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순수연극 인기가 시들해지며 재정적 어려움을 겪다 1월 폐관했다.

서울시는 세실극장 재개관을 통해 건축물을 보전하는 한편 정동 ‘대한제국의 길’ 조성과 연계해 역사재생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인근 덕수궁 돌담길, 고종의 길, 등록 문화재인 양이재로 등 정동 역사문화 탐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옥상공간은 서울시가 휴게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