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 더블스타의 차이융썬(柴永森)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금호타이어 운명의 날’을 아흐레 앞두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DB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차이 회장은 21일 오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채권단 관계자들을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논의했다. 22일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 앞으로 방향 등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차이 회장이 전격적으로 한국을 찾은 이면에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면 노조 동의가 필수적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이른바 ‘먹튀’는 물론 기술 유출 우려를 거론하면서 법정관리로 갈지언정 해외매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차이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조를 직접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금호타이어 노조 측은 “아직까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노조가 강경해진 데에는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소통 오류’도 한몫을 했다. 차이 회장은 일부 한국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고용 유지, 노조 보장, 단체협약 승계 등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라고 해 논란을 키웠다. 더블스타와 채권단이 정한 매각조건에 ‘무(無)분규’ 조항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노동권 침해 의혹까지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노조의 파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파업이 있을 때 투자자가 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라며 “투자 유치 과정에만 한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권에선 차이 회장의 방한이 교착상태에 빠진 금호타이어 매각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차이 회장이 이미 채권단에 밝힌 고용 보장이나 5년간 지분유지 조건 외에 추가 투자나 앞으로 경영 방침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노조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사가 경영 정상화 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율협약 절차를 중단할 방침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한국 온 中더블스타 회장, 금호타이어 돌파구 여나
입력 2018-03-21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