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 구금

입력 2018-03-20 21:46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007년 12월 10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르코지는 과거 카다피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20일(현지시간)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았다. AP뉴시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로 구금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자신이 당선된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으로부터 5000만 유로(약 660억원)를 받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금액은 당시 법정 선거운동 자금 최고한도(2100만 유로)의 배가 넘는다. 프랑스 선거법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거자금을 반드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파리 서부 낭테르 경찰서에 출석한 사르코지는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르코지를 48시간 동안 구금해 수사하기로 했다. 그 후에는 판사가 구금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사르코지의 불법 선거자금 의혹은 그가 재선을 노린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대선을 약 1주일 앞둔 그해 4월 말 프랑스 온라인 탐사보도매체 메디아파르는 2011년 숨진 카다피가 2007년 프랑스 대선 당시 사르코지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담긴 리비아 정부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2006년 12월 카다피 정부가 사르코지의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기로 하고 중개인을 통해 비밀자금을 전달할 것을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했다.

이듬해 개시된 수사는 진척되지 못하다 3년 뒤 프랑스계 레바논 무기중개상 지아드 타키디네의 폭로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타키디네는 2016년 11월 메디아파르를 통해 자신이 리비아 측 자금을 사르코지 측에 전달한 중개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3차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리비아 해외정보기관장에게 돈가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