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0.
서울시 자치구의회의 4인선거구 숫자가 결국 0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자치구의회선거구획정위원회가 공개한 잠정안에서 4인선거구는 35개나 됐으나 획정위 최종안에서 7개로 줄었고, 이마저 서울시의회 의결 과정에서 모두 2인선거구로 쪼개졌다. 기초의회의 주민대표성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4인선거구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과 학계의 오랜 요구였지만 서울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두 거대 정당은 이를 외면해 버렸다.
서울시의회는 20일 오후 임시회를 열고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의결한 ‘자치구의회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재적 99명 중 찬성 52명, 반대 1명, 기권 1명이었다.
임시회에 앞서 이날 오전 시의회 행자위는 2인선거구 111개, 3인선거구 49개, 4인선거구 0개로 하는 구의회선거구 획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시선거구획정위가 시의회에 제출한 4인선거구 7개 신설 안에서 후퇴한 것이다. 이로써 가장 개혁적이라고 평가받았던 서울시선거구획정위 안은 좌초됐다.
이날 오후 3시에 개회될 예정이던 임시회는 바른미래당 시의원들의 연단 점거와 방청객들의 거센 항의로 1시간20분가량 지체됐다. 바른미래당 의원 전원(8명)은 개회 전부터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연단을 점거한 채 개회를 저지했다.
방청석에도 바른미래당, 정의당, 녹색당 등 소수 정당 관계자들과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행자위 다시 열어라” “획정위 안 존중하라” 등을 외쳤다.
연단을 점거했던 의원들은 양당 의원들에 의해 끌려 내려왔다. 임시회는 고함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4시20분쯤 개회됐고 의장의 단독 진행으로 8분 만에 의결됐다. 찬반 토론도 없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서울시 구의회 4인 선거구 없던 일로
입력 2018-03-20 21:59